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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아버지의 자리
등록자 정우랜드 ( http://www.bds13.co.kr )
글내용
아버지의 자리

아버지의 자리는
신앙의 못자리입니다.

하나님, 그리고 아버지의 권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과거 니체는 이런 글을 썼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차라투슈트라는 등불을 들고 시장을 헤맵니다. "신(神)을 찾는다. 신이 간 곳을 아는가?"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애절하게 물었습니다. 시장 사람들은 반문합니다. "신(神)이 어린애처럼 미아(迷兒)가 됐는가?" 차라투슈트라는 주저앉아 울부짖으며 "너희들에게 말해두마. 우리들이 신(神)을 죽였노라." 이렇게, 니체는 조로아스터교(拜火敎)의 교조(敎祖)인 차라투슈트라의 입을 빌어 하나님(神)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세기 후인 20세기에 미국의 사회학자 마르쿠제는 차라투슈트라의 입을 빌어 '아버지는 죽었다'고 선언했습니다. 하나님(神) 다음으로 아버지(父權) 마저 죽인 것입니다. 마르쿠제가 말했듯이 오늘의 시대는 아버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삼각형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던 아버지의 자리를 스타나 대중매체, 돈, 상품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는 자녀들의 신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청년층 이하 교인의 급격한 감소는 저출산의 원인이 있지만 같은 연령대 5%정도의 청년층만이 교회 출석하는 것을 보면 원인은 그것만이 아닌 듯합니다. 뉴욕대학 심리학 교수인 폴 비츠는 그의 책 「무신론의 심리학」에서 근대 서구사상계를 주도해온 무신론자들의 전기를 살피면서 '결함 있는 아버지 가정'에서 자라온 아이들이 하나님(神)의 존재를 부인하는 성향이 더욱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아버지의 부재, 무기력, 죽음, 학대에서 유발된 트라우마와 결핍이 하늘 아버지의 이미지를 왜곡시켜 하나님에 대한 거부와 불신앙을 가져올 뿐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과 존경심 상실, 분노가 무의식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부정(否定)을 정당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무신론자를 실험집단으로, 신자들을 통제집단으로 삼아 전기적 일대기를 읽으며 그의 논지를 입증했습니다. 아버지가 자녀의 생애 중 일찍 죽은 경우일수록 그 자녀 또한 심각한 결함 있는 아버지가 된다고 말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때는 아이가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인데, 이 때는 아이의 심리 발달에 있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시기여서 이때 아이의 성(性) 정체성과 초자아(超自我, 아버지로부터 파생되는 윤리체계)를 확립하는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시기, 프리드리히 니체는 루터교 목사의 아들이었지만 4살 때 아버지가 죽었고, 흄은 두 살 때,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쓴 러셀은 4살 때, 사르트르는 15개월에, 쇼펜하우어는 17세 때 아버지가 자살했습니다. 20세기 말 저널리스트인 러셀 베이커는 자서전에서 5살 때 아버지가 숨을 거두자 "하나님이 저를 정말 사랑하신다면 왜 아버지를 죽게 하셨나요?"라고 물으며 신앙에서 떠났다고 말합니다. 어린 그 시절 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학대 속에서 자란 볼테르는 이신론자가 되었고, 지그문트 프로리트는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을 정도로 약하고 성도착자였던 아버지를 증오하며 믿음을 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동시대에 살았던 파스칼, 멘델스존, 윌리엄 윌버포스, 키에르케고르, 알베르트 슈바이처 등은 좋은 아버지로 인하여, 설령 일찍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성인 남자가 있음으로 인해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를 보완했다는 것입니다. 파스칼은 어머니가 세 살 때 떠났지만 신앙 좋은 판사 아버지는 어린 파스칼과 누이들을 전력하여 돌봐주었고, 윌리엄 윌버포스는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믿음 좋은 삼촌으로부터 양육 받았습니다. 그의 아들 네 명은 좋은 신앙인이 되었고 그 중 세 명은 목사가 되었습니다. 목사의 아들로 자란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기에 오히려 부담스럽기까지 했다."라고 고백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의 역할을 보완해 주는 할아버지, 삼촌, 목사, 선생님이 무신론에 대한 강력한 해독제입니다. 아버지의 자리는 신앙의 못자리입니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돌이키지 아니하면 두렵건대 내가 와서 저주로 그 땅을 칠까 하노라 하시니라"(말라기 4:6)

광주포도원교회 백주석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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